Step 1.
글을 쓴다는건,
돌위에, 나무 위에, 종이 위에 지금은 빛나는 하양 위에.
손가락을 움직이는 일.
가끔 다리를 꼬기도 하는일.
커피를 마시는 일.
오랜 시간 고개를 떨구는 일
잠시 앞을 보기도 하는 일.
네이버 드로잉 연재
A SERIES OF PAINTING & DRAWING on NAVER grafolio
네이버 드로잉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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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드로잉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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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SUNA
JANGSUNA
아래로 자라는 돌
A stone that grows down
2015
아래로 자라는 돌
A stone that grows down
2015
A long time ago
2002 - 00
A long time ago
2002 - 00
JANGSUNA
J a n g S u n A
비치는 하루
2017. 11. 18
비에도 지지 않고
내용 있는 인간이 되고자 아감벤의 '내용 없는 인간'부터 줄줄.. 어려워도 슬퍼도 나는 책을 읽어나갔다.
묵혀온 작업 생각을 글로 적을때 단어 하나도 허투로 쓰고 싶지 않은 간절함과 여전히 고민의 깊이가 부족해 답답한 마음이 부지런하게 만들었다.
멍하니, 다시, 잊고, 줄 그으며, 떠올리고, 적으며 읽고.
저명하신 분들의 각자 논리에 눈이 뱅뱅돌다 '흙의 시간'의 '후지이 가즈미치'의 글에 '미야자와 겐지'이야기가 날 멈추게 했다. 그의 마음과 생각을 더 알고싶어 찾아보니 삶의 마지막 순간에 지은 시가 그림책으로 나와 있었다.
제목도 애정하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처럼 마음에 콕 박혔다.
비에도 지지 않고
미야자와 겐지
(1896-1933)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으로 욕심은 없이
결코 화내지 않으며 늘 조용히 웃고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채소를 조금 먹고
모든 일에 자기 잇속을 따지지 않고
잘 보고 듣고 알고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소나무 숲 그늘 아래 초가집에 살고
동쪽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보아 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 있으면 가서 볏단 지어 날라주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말라 말하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별거 아니니까 그만두라 말하고
가뭄 들면 눈물 흘리고 냉해 든 여름이면 허둥대며 걷고
모두에게 멍청이라고 불리는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러한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2017. 11. 17
낭만의 아침
난로를 켜야하는 계절이 왔다.
추위에 일어나기 정말 싫지만 서늘함을 이겨내고 이불을 걷어내면 작은 난로로 부터 전해지는 온기로 낭만의 아침을 만날 수 있다.
작은 스텐드를 켜고 따뜻하고 붉은 빛 곁에서 아이스라떼와 초콜릿을 준비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이렇게 요가 매트 위에서 운동은 안하고 엎드려 글을 끄적이게 되는 감성의 시간이 만들어진다.
오늘의 음악은
Bruno Major - A Song for Every Moon
영혼 가득하다.
발이 시려워 온기를 찾게 되고,
몸이 울면 시원함을 찾게 된다.
마음과 몸 둘다 무언가 사라진 후에 생각나고 사라진 후에 찾게 되는 것 일까?
개와 파리
개,파리와 작업실에서 동거를 하게 되었다.
4살이 막 된 시바견은 난로가 엄마보다 좋아 배를 가까이 대고 떠나질 않는데 큰 통나무 하나가 널부러진 모양새라 지나갈때마다 밟을까 조심스럽다.
파리는 며칠전 창문 틈 사이로 들어왔다. 크기도 그렇고 잡기가 그래서 같이 살고 있는데 정말 더럽고 귀찮아 애매한 상황이다.
오전 9-10시 정도 부터 활동하는 아침잠이 많은 통통하고 가냘픈 생명은 문을 열어 나갈 기회를 주어도 길을 찾지 못한다.
벌은 과감히 리듬을 타며 들어와 꼼꼼히 살펴보고 다시 창문으로 나가던데... 벌은 벌이요 파리는 파리도다.
통나무강아지는 작년 까지만 해도 벌레가 들어오면 잡아 먹으려고 엄청 날뛰어 노력이 가상해 사료도 많이 주고 잘해줬더니 이젠 살만찌고 눈알만 돌리곤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음. 뭔가 동거인, 아니 동거 개파리가 내맘 같지 않다.
ps. 시바견 이름은 '토르', 참고로 아가씨.
파리 이름은 없다. 이름까지 붙여서 정줄필요 있나.